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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 임승수

betterthani 2018. 5. 25. 01:41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임승수, 서해문집, 2018.4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문제는 사실 생명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문일 것이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영향력과 헬조선이라는 현실 속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는 더욱 더 이 질문은 참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나라에서 살아가다 보면 이러한 질문을 하고 또 이런 고민을 할 여유가 없다. 

오히려 이런 질문을 더 많이 해야 할 우리 모두는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기에 급급하다.

직장이 없는 사람은 직장을 가지기 위해 온갖 스펙을 쌓기에 열심이고, 운좋게 직장에 들어가게 된 사람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월화수목금금금.. 이렇게 일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면 또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또 정신없이 살아가게 된다. 


과연 이러한 삶이 행복할까? 이게 과연 맞는 삶일까?

이렇게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고민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뿐더러 혹여 주변에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면서 그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뭐 다른 삶의 방식이 있을 수 있냐?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로 잘 알려진 임승수 씨는 그의 신간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를 통해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설득력 있고, 유혹적(?)이어서 250페이지가 넘는 책을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읽어 버렸다. 


"이 사회에는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부모가 원하는 삶, 회사 사장이 원하는 삶, 스승이 원하는 삶, 남편이 원하는 삶, 아내가 원하는 삶, 애인이 원하는 삶, 남들이 보기에 그럴 듯 해 보이는 삶... 안타깝게도 타인의 욕망이 투사된 삶에는 나의 욕망이 들어설 곳이 없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사는 사람은 노예일 뿐이다. 설사 타인의 욕망이 바람직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렇다. 착한 주인의 노예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한다고 해서, 노예의 지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이라는 후회는,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소중한 시간을 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비통한 탄식이다" (p. 46)


정말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이다.

미묘하게 뒤섞여 있는 저자의 자랑질과 푸념을 읽다보면 어느 새 공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신기한 책이다. 


그리고 두 번째 장에 있는 자본론의 내용 요약은 정말 보석과 같다. 이번 달이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이라 마르크스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한 권을 다 읽기는 부담스럽지만 어디 가서 뇌의 주름 좀 자랑하고, 있는 척 이빨 좀 털고 싶은 오빠들이 있다면 강력 추천한다. 깔끔하고 명쾌하다!


한줄 요약: 자신만의 답을 찾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력한 응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