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특강 - 2020 대전환의 핵심현안

정세현, 송민순, 이종석, 김준형, 김동엽, 박영자, 창비, 2018.10


70여년의 분단의 삶을 살아온 한국 사회와 국민들에게 2018년은 어떻게 보면 충격으로 기억될 수 있는 해일 것이다. 

한 해 동안 무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났다. 

2월 평창 올림픽에서 점화된 평화의 불길이 한반도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뒤바꾸어 놓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북한에 대한 생각, 그리고 통일과 평화에 대한 개념들이 전면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맞추어 지난 2018년 7월에 의미있는 강연이 있었다. 

창비학당 연속 특강 '2020 한반도 팩트체크'가 바로 그것이었는데 이 강연과 토론의 내용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서 나왔다. 


1. 변화하는 북한 어떻게 볼 것인가

2. 평양 시민들과 북한 인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3. 완전한 비핵화를 둘러싼 군사안보 쟁점

4.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의 전략은 무엇인가

5. 외교 현장의 경험으로 남북미 협상을 전망한다

6. 한반도 대전환의 핵심 키워드


이렇게 6개의 주제로 펼쳐졌던 강연이었는데 각 주제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을 가늠하며, 무엇보다 새롭게 우리 가운데 다가오게 될 평화의 시기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전문가들의 안목을 통해 배우고 고민할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우리 중에 많은 사람이 북한이나 우리 나라의 정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만의 관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핏대를 세워가며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 그리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생각들이라는 것이 그렇게 충실하고 깊이 있는 정보와 해석이라기 보다는 그저 늘 접하는 신문이나 뉴스, 혹은 인터넷 미디어들을 통해 접한 가벼운 내용들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내 나라 이야기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보니 그저 잘 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에 실제로 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고, 우리가 읽고 접하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대부분 그렇다. 또한 그들 역시 북한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그다지 깊이 있는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면면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듯이 북한의 정치 문제는 물론 사회, 경제, 군사 등의 분야에 있어서의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의 기사들보다 훨씬 깊이 있는 전망과 설명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동시에 이 책은 대중강연의 내용을 옮긴 것이기 때문에 내용 역시 굉장히 이해하기 쉽다. 이 점이 이 책의 가장 독특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정세는 한반도의 변화를 이끄는 주인이 남과 북이어야 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 미국이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한반도 대전환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중국도 한반도 대전환 자체보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상을 주곤 한다. 결국 한반도에 대한 국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동시에 남북관계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가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때에만 한반도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 2018년 들어 세 번째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으로 우리는 그 방향으로 한걸음을 더 내디녔다.... ... 그 사이에 혹시 어떤 어려움이 생긴다고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숙명론에 빠지거나 누가 우리 일을 대신해 주겠지라는 요행론에 기대는 거은 이 중대한 국면에서 가장 경계할 태도다." '책을 펴내며' 중에서


그렇다. 남북의 문제는 그 결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될 우리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며, 그래야 구한말에서 2차대전 종전에 이르기까지 당시 열강의 손익 계산 앞에 우리 자신의 운명임에도 우리 자신의 힘으로 결정하지 못했던 슬픈 역사를 반복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잘 준비하기 위해서도 이 책을 젊은 청년 대학생은 물론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 쥐어 주고 싶다. 


한 줄 요약: 한반도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배워가야 할 필독서

(이제는 좆문가가 아닌 전문가의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 격한 표현 죄송 ㅠㅠ)


PS: 그리고 창비에게 정말 감사한 것은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이 책을 다른 'OO의 시대' 이런 강연 시리즈와 달리 한권의 책으로 내주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잘 할 수 있는데 그 전에는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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