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나무의마음, 2018.9


그렇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김제동이 맞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방송인, 사회자, 진행자, 혹은 개그맨(?)인 김제동 씨가 의외로 몇 권의 책을 낸 작가라는 사실은 그렇게 의외다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원래 방송 진행할 때도 촌철살인의 멘트와 뼈 때리는 명언들을 쏟아냈던지라 그가 글을 썼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된다. 

하지만 주제는 좀 의외다 싶다. 정치, 그것도 우리 나라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헌법 학자와 같이 법률을 전공하거나 한 사람이 아니기에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이 책의 장점이 되기도 한다. 즉 정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으로 우리나라 헌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냐? 질문한다면 뭐 고민하기는 하겠지만 대체로 그렇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민주주의가 어떤 수준이냐 하는 질문에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형식적이고 제도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민주주의의 모양새를 갖추어 가고 있지만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의식의 수준이나, 정치인들의 자질과 같은 실질적인 차원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싶기 때문이다(여기에 대한 해법은 뭐 별 게 없다. 교육하고 계몽하고 하는 식으로 인식의 확장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적절한 역할을 한다).


물론 그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국정농단 사태가 있은 후, 우리 사회는 정치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사실 정치에 염증을 내거나 하지 않고 반대로 관심을 가지게 되어 너무나 다행스럽다). 그래서 전문가나 지식인, 학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정치 관련 교양서적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그 중에 이렇게 특별한 주제, 즉 '헌법'이라는 주제 하나만을 가지고 정치 이야기를 한 책은 많지 않았다. 이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나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에는 김제동씨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중에는 에드윈 케메론이나 알비 삭스와 같은 남아공 헌법 재판관들도 있지만 그가 시위 현장에서 만난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 친구와 선후배, 그리고 푸릇푸릇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이게 참 마음에 든다. 즉 작가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것을 자신의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 말이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원래 김제동씨의 진행 스타일도 약간 이런 면이 있기 때문에 뭔가 사람이 한결같다는 느낌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헌법에 무슨 내용이 들어 있는지 조차 모른다... 헌법 전문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일독을 권하고 싶다. 

민주주의의 주권자로서 민주주의가 작동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가 정리되어 있는 헌법을 모른다는 것은, 집을 사놓고 그 집문서를 남에게 맡겨 놓은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집문서 없이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처럼, 헌법도 모르면서 민주주의의 주권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참 쉬운 책이고(그래서 구입을 권하기는 약간... ㅡㅡ;;) 생각할 거리를 제법 던져주는 책이다. 

방학에 책 한 두 권 정도는 읽어야지 생각하는 대학생들이나, 출퇴근 길에 스마트폰을 보다 눈이 아프다 느낀 사람이나, 그리고 무엇보다 민주시민으로서 기본적인 교양을 갖추어야 겠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한줄요약: 딱 김제동스러운... 헌법 독후감!





방구석 미술관 

조원재, 블랙피쉬, 2018. 8


최근 출판계에 새로운 흐름이 있다면 책으로 기획이 되지 않은 것이 책으로 출판되어 나오는 것일 것이다. 

즉 강연 프로그램이나 강의의 내용을 책으로 내거나, 유튜브나 팟캐스트 방송의 내용을 책으로 묶어 내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할 경우 출판사는 특별한 홍보 없이도 책을 알리거나 판매할 수 있고, 또 독자들 역시도 어느 정도 검증된 컨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책도 원래 책으로 기획되고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팟캐스트 방송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책 소개로는 팟캐스트 미술 분야 1위의 방송이라는데 팟캐스틑 전혀 듣지 않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할 뿐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우선 이 책은 우리가 잘 아는(최소한 들어본) 유명한 화가들의 삶과 미술 세계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아무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특히 방송 컨텐츠 답게 사람들을 낚는(?) 기술이 굉장히 뛰어난데... 각 챕터의 제목을 대강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01. 죽음 앞에 절규한 에드바르트 뭉크사실은 평균 수명을 높인 장수의 아이콘?

02. 미술계 여성 혁명가 프리다 칼로알고 보니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

03. 나풀나풀 발레리나의 화가 에드가 드가알고 보니 성범죄 현장을 그렸다고?

04. 전 세계가 사랑한 영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사실은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겼다고?

05.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그림 '키스'의 구스타프 클림트사실은 테러를 일삼은 희대의 반항아?

06. 19금 드로잉의 대가 에곤 실레사실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순수 지존?

07.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폴 고갱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08. 그림은 아는데 이름은 모르는 에두아르 마네사실은 거장들이 업어 모신 갓파더?

09. 로맨틱 풍경화의 대명사 클로드 모네알고 보니 거친 바다와 싸운 상남자?

10. 사과 하나로 파리를 접수한 폴 세잔알고 보면 그 속사정은 맨땅에 헤딩맨?

11. 20세기가 낳은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알고 보면 선배의 미술을 훔친 도둑놈?

12.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사실은 밀애를 나눈 또 다른 사랑이 있었다?

13. 최초의 추상미술을 창조한 바실리 칸딘스키알고 보면 최강 연애 찌질이?

14. 현대미술의 신세계를 연 마르셀 뒤샹알고 보니 몰래카메라 장인?


이렇게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마치 요즘 포털 사이트의 기사 제목 뽑듯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제목들로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그런데 기사 제목과는 달리 실제 각 장의 내용들은 이러한 제목들을 통해 생긴 궁금증을 충분히 풀어준다. 사실 나도 이 책을 통해 유명한 화가들의 뒷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반 고흐가 '녹색 요정'이라 불린 '압생트'라는 술에 중독되어 있었고, 그 결과 압생트의 주원료인 황쑥 때문에 황시증에 걸렸다는 사실은 처음 들었다. 덕분에 고흐는 모든 대상을 샛노랗게 보게되었고, 그렇게 강렬한 노란 색을 그의 그림에 녹여 내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미술관을 가도 재미없거나, 애인과 미술관 데이트를 가서 약간은 아는 체를 하고 싶거나, 미술의 세계와 역사에 대해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말 첫 손가락으로 꼽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일단 재미있고, 또 재미있다. 게다가 중간에 그림도 많으니 그야말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물론 피카소와 마티스를 그냥 한 장에 합쳐서 소개한 것이나 조각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는 등 약간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지만 미술에 입문하기 원하는 초심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한줄 요약:  아는 사람만 아는 미술계 뒷담화... 뒷담화는 언제나 즐겁다!


 







우리가 꿈꾸는 나라

노회찬, 창비, 2018. 9


지난 7월 23일 영면한 고 노회찬 의원의 마지막 책이 나왔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만 그가 마지막으로 저술한 책은 아니고, 김대식, 김현정, 변영주, 정혜신... 이렇게 5명의 전문가가 각자 자신의 분야의 전문성을 닦으며 깨닫게 된 지혜를 함께 나눈 "지혜의 시대"라는 강연이 있었는데, 그 때 한 강연의 내용을 책으로 묶어 낸 것이다. 어찌되었든 평생을 약자의 편에 서서 촌철살인의 언변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저자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참 의미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촛불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세 가지 과제를 안고 있음을 역설한다. 바로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그리고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평화의 정착이라고 하는 세 가지가 그가 제시하는 시대적 과제이다. 그리고 노 의원은 이러한 시대의 과제를 이루고 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시민이 되자고 초청한다. 책을 보면 이 세 가지 과제들에 대해 저자가 조금 더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이게 거의 전부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창비가 내는 이 "00의 시대"라는 시리즈에 대해 불만이 많이 있다. 

2016년에는 "공부의 시대"라는 타이틀 아래 5권의 책을 냈고, 2017년에는 "정치의 시대"라는 제하에 4권의 책을 출판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게 "지혜의 시대"라는 5권짜리 시리즈 책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이게 다 강연의 내용을 묶은 것이라서 그렇게 내용이 많지 않다. 이렇게 따로따로 한 권씩의 책으로 내고 각 책마다 따로 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할 만한 책이 아니다. 그냥 한 권으로 묶고 그 안에 4-5개의 강연을 넣어 책으로 만들었어도 충분했을 텐데 무슨 장사를 이리 해 보겠다고 각 4-5권의 책으로 나누어 내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책을 보면 글씨도 큰데다가 편집도 여백이 너무나 많고, 중간에 강연 사진까지 들어가기 떄문에 100페이지 남짓한 책이지만 한 시간 정도 집중하면 누구나 다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적으로 돈 주고 구입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주변에 나같은 호갱님이 있으시다면 빌려 읽거나 가까운 도서관을 이용하시길 추천한다. 


출판사에 대한 이러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다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할 노회찬 의원의 생전의 모습과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귀한 기회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니 사지는 않더라도 그의 마지막 목소리 만큼은 모두가 귀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한줄 요약: 고 노회찬 의원의 마지막 책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생각수업

박웅현 진중권 고미숙 장대익 장하성 데니스 홍 조한혜정 이명현 안병옥, 알키, 2015. 6


개인적으로 강의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기 때문에 늘 다른 사람들의 강연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사실 Youtube을 뒤져보면 TED나 세바시 등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강연의 영상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연을 보고 있는 것은 꽤나 시간이 가는 일이고 그러다 보니 될 수 있으면 책을 통해 강연의 내용을 만나는 편이다. 

(물론 아주 좋은 강연인 경우, 영상을 찾아서 보는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


이 책은 국내의 내노라 하는 석학들과 지식인들의 강의를 함께 누리기 위해 기획된 Grand Master Class 2015의 강연을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사실 이 해의 가장 화제가 되었던 스피커는 알랭 드 보통이었는데, 저작권의 문제였는지 그의 강연은 빠진 총 9명의 강연을 담고 있다. 

(따지고 보면 강신주, 김난도, 김영하, 김대식의 강연도 빠졌는데... 뭐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러 사람의 강연이 묶인 책이라 내용이 좋은 것도 있고, 이전의 이야기에게 그다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은 그런 내용도 있다. 

그렇지만 한 번 생각해 보라. 누구나 수천의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라고 한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중 가장 임팩트 있고, 또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 책이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독자의 상황과 형편은 다 다르겠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책의 장점을 들자면 아무래도 강연집이다 보니 구어체로 쓰여진 내용이 많아 책은 정말 술술 잘 읽힌다는 점이다. 

게다가 폰트도 크고, 중간 중간 그림 자료도 들어 있어서 페이지는 약 300 페이지 넘는 양이지만 하루 이틀이면 정말 다 읽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이다.


솔직히 나온지 조금 된 책이라 사기를 추천하기는 그렇고, 근처에 도서관 등이 있다면 빌려보기를 추천한다.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에 얻을 수 있는 좋은 지적 자극이 될 것이다. 


한 줄 요약: 그다지 깊은 내용은 아니지만 뭔가 애매한 시간에 읽기 딱 좋은 지적 향연!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이주윤, 한빛비즈, 2016.11


직업 때문에 젊은 청년, 대학생들이 쓴 글을 읽을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건데 참 요즘 사람들이 말을 많이 틀린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완벽하게 국어를 구사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도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교수에게 내는 (한 학기의 성적이 달린) 중요한 문서도 이렇게 작성하는데 평소에 쓰는 말과 글에는 얼마나 많은 비문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컨셉이 바로 이거다. 

"맞춤법을 틀리는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한글은 위대한 만큼 어려운 언어입니다. 글로 먹고 사는 작가도 국어사전을 끼고 살고, 그 글을 다듬는 편집자도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밥 먹듯이 드다들며, 한글 사용자의 궁금증을 풀어 준다는 국립국어원조차 오락가락할 때가 많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작가도, 편집자도, 국립국어원 직원도 아닙니다. 완벽하려고 애쓸 필요 없이 최소한의 맞춤법만 알아도 충분하다 말입니다" (8-9)


즉 완벽하게 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빠들이 어디 가서 모냥(?) 빠지지 않도록 정말 최소한의 맞춤법 기준들에 집중한다. 

그러니 내가 이런 기초 중에 기초라도 제대로 구사해야겠다... 한다면 이 책은 당신의 책이다. 


또 이 책의 장점은 이 책 안에 있는 대부분의 예는 남녀간의 대화다. 

그러니 실제로 연애 중이거나 썸 타고 있다면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예로 가득하다. 

그리고 저자가 원래 그림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보니 책의 내용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그려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물론 책의 컨셉이다보니 깊이 있는 국어 지식이나 체계적인 맞춤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그림과 예제들을 통해 정말 최소한의 맞춤법 기준을 빨리 배우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한 줄 요약: 정말 최소한의 맞춤법... 오빠 뿐만 아니라 언니들에게도 사실 꼭 필요하다!





오늘 뭐 먹지? - 권여선 음식 산문집

권여선, 한겨례출판, 2018.5


직업상 윤리(?) 때문에 술을 가까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 사회와 문화에는 술과 관련된 것들이 참 많고, 술이 들어가야 뭔가 그림이 나오는 것들이 있다.


그렇다보니 문학 작품 가운데도 술 이야기나 술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런 장면들을 읽을 때마다 입맛을 다시며 '직업을 잘 못 선택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참 힘들었던 소설집이 있었다. 2016년 출간된 "안녕 주정뱅이"라는 작품이다. 

바로 "오늘 뭐 먹지?"를 쓰신 권여선씨가 쓰신 작품인데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주류(酒類) 문학의 위엄'이라는 평을 들었다고 한다) 그 작품을 읽으며 술 생각이 참 많이 났다. 


그렇게 날 힘들게했던 저자가 작심하고 쓴 음식 에세이가 바로 이 책이다. 

그런데 omg... 

이 책은 더 힘들다.


일단 음식 좋아하는 나에게 쥐약 같다.

음식 먹는 방송을 '먹방'이라 하니 이 책은 '먹서'라고 해야 하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환절기까지 더해 각 철마다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의 이야기로 가득한데... 

저자의 글빨(?)이 워낙 장난이 아니다 보니 보는 내내 음식에 대한 유혹들로 입에 항상 침이 고인다. 


"라일락 꽃이 필 때면 나는 순댓국이 먹고 싶다. 우리 동네에도 순댓국을 아주 잘 하는 집이 있다... 나는 가끔 혼자 가서 순댓국을 시켜 먹곤 한다. 들깨가 듬뿍 든 순댓국에 새우젓을 넣어 간을 맞추고 돼지 귀, 오소리감투, 애기보 등을 먼저 건져 먹는다. 시원하고 달달한 깍두기에 갓 무쳐낸 배추 겉절이가 입맛을 돋운다. 매운 땡초를 된장에 찍어 먹고 뽀얀 순댓국 국물을 훌훌 떠먹으면 뇌수가 타는 듯한 쾌감이 샘솟는다. 거기에 소주 한 병을 곁들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pp. 25-26.


순댓국을 먹으면서 뇌수가 탈 건 또 뭔가... 

하아... 정말 눈 앞에 음식이 아른아른 하는 책이다. 


게다가 말이 음식 이야기지... 술 이야기가 또 차고 넘친다.

사실 음식 산문집이 아니라 안주 산문집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읽으면서 참 속상한 책이다... ㅠㅠ


한줄 요약: 음식 이야기를 가장한 안주들의 성찬! 배고픈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팀 하포드의 경제학 팟캐스트 -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

팀 하포드, 박세연 옮김, 세종서적, 2018.3


이번에는 경제 책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경제책이라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30개국에서 번역되어 150만부 넘게 팔렸다고 하는 저자의 이전 책인 "경제학 콘서트"의 명성에 기대는데 세일즈 포인트를 잡은 탓인지 제목에는 저자의 이름과 "경제학 팟캐스트"라는 단어만 붙어 있다. 물론 이 책이 많은 인기를 끌었던 BBC 라디오 방송이자 팟캐스트 프로그램인 "50 Things that Made the Modern Economy"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실 이 책의 내용은 경제학이라기 보다는 인류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은 50가지의 발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문학에 가까워 보인다(물론 저자의 전공을 살려 그러한 발명들이 어떻게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고, 전 세계 75억 인구를 연결하는지 보여준다).


아무튼 딱딱한 경제학의 이론들을 생각했던 사람으로 이 책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재미있다. 

축음기, 철조망, 여권, 분유, 콜드체인, 엘리베이터, 비디오 게임, 에어컨 등 우리 주변에서 늘 만나고 사용하는 것들이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잘 몰랐던 나에게 각 이야기들은 마치 짧은 다큐 영상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다가왔고, 더욱 유익했던 것은 그러한 발명들이 어떻게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배우는 것이었다. 


- 엘튼 존과 종이가 사라진 미래의 사무실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

- 일본이 40년 동안 금지했던 미국의 발명품은 무엇일까? 그러한 금지 조치가 일본 여성의 고용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 1803년 런던 경찰은 왜 살인자를 두 번 처형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오늘날 휴대용 전자제품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 영국 화폐개혁은 어떻게 국회의사당 화재로 이어졌을까?

- 1976년 출시되었 무렵에는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노벨 경제학 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이 와인과 알파벳, 바퀴와 더불어 칭송했던 발명품은 무엇일까?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제닛 옐런과 원나라 시조 쿠빌라이 칸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궁금한가?

그러면 이 책을 보시길... ㅋㅋㅋ


한줄 요약: 재미있는 발명 이야기... 경제 상식과 뇌주름은 덤!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이범, 창비, 2018.5


이 책은 "나의 대학 사용법"이라는 제목으로 창비 출판사에서 발간한 두 권의 시리즈 책 중 하나이다. 사실 처음부터 책으로 기획되어 나온 책이 아니라 시리즈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대학생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육평론가 이범씨와 정신과의사 하지현씨가 함께 강연한 강연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범씨는 메가스터디의 창립멤버였던 교육전문가로서 사교육의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연봉 18억원의 화려한 스타강사로서의 삶을 접고 현재는 교육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저자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살려 이 책은 먼저 우리가 받아 온 교육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분석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동안 너무나 당연한 듯 받아온 교육이 앞으로의 삶에도 과연 적실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수능 강의를 우리 학교 선생님이 더 잘합니까, 인터넷 스타 강사가 더 잘 합니까? 주입식 교육은 인터넷 스타 강사가 훨씬 잘하잖아요. 그런데 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서 학교에서 반복하나요? 오프라인 교육은 상호 작용이 필수적인 교육으로 가야죠. 토론하고 탐구하고 서로 도와 가며 배우는 교육,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질문을 내놓고 이를 해결해 가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인터넷 강의가 던지는 함의는 대단한 거에요. 이제 대학 교육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가능해 졌습니다. 대학강의가 무크(MOOC)같은 형태로 인터넷에 개방되기 시작했고..." (pp. 76-77) 


이어지는 강연의 내용에서 저자는 교육에서 좀 더 시각을 넓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의식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그러한 학벌의식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한 양극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이러한 양극화의 문제가 어떠한 파국을 가져올 수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정리해 보면, 우리 나라의 임금 격차가 심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경제 민주화의 미비로 인해 중소기업들에 대한 '갑질'이 횡행해서 이들의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저해되고 임금이 정체된 탓입니다. 그리고 부차적으로는 노동 운동이 '노동자 운동'에 그칠 뿐, '노동 계급 운동'의 수준에 오르지 못해서 기업 간 임금 격차를 방치해 왔기 때문입니다. 임금 격차는 이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 148)


"여러분의 눈 앞에는 극단적인 저출산으로 인한 '장기 파국'과 노동 시장 진입 인구의 증가로 인한 '단기 파국'이 겹쳐서 펼쳐져 있습니다. 일단 단기 파국을 막아 내지 못한다면 출산율은 더 떨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장기 파국을 막을 가능성은 더더욱 멀어집니다. 그럼 여러분의 나이가 50대쯤 되었을 때 우리 나라가 망하는 꼴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빠른 시일 안에 일자리를 늘리고 출산율을 높이는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면 현재의 경제학적 상식으로는 망할 수밖에 없다니까요. 그야말로 파국이 임한 겁니다" (pp. 164-165)


결론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대안을 청년들에게 제안한다. 

첫째는, '애국 진보', 둘째는 '청년 계급', 그리고 셋째는 '양보 혁명'이다. 즉 애국심으로 기성 세대를, 또 보수 세력을 설득하는 진보가 되어야 하고, 청년 모두가 공동 운명체임을 인식하고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조금 더 실용적으로 생각하며 연대해야 하며,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며 혁명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될까? 싶기도 한 이상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는 이러한 획기적인, 또 혁명적인 타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요원해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저자의 제안을 함께 끌어안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저자는 마지막 문장에서 독자들에게 이렇게 도전한다. 


"이 제안에 반대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신의 대안을 내놓으십시오"


한줄요약: 청년들, 대학생들... 꼭 읽으시길!!! (중간에 취업과 관련된 팁도 살짝 있음)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오마르, 레터프레스, 2018.5


유뷰트 채널 중에 "오마르의 삶"이라는 채널이 있다. 

대한민국의 래퍼 겸 유튜버 겸 페미니스트 겸 작가로 소개되고 있는 오마르라는 사람이 여러 자기 이유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채널이다.


나무 위키에서는 오마르를 이렇게 소개한다.

"부산에서 출생했고 대학을 중퇴하고 '오마르'라는 예명을 만들고 래퍼로 활동했지만 수익이 좋지 않아 20대 내내 아르바이트만 하고 살았다. 30대가 되서 음악 홍보 목적으로 유튜브를 만들고 본인의 이야기를 올리다 보니 유튜버로서 유명해졌다. 비주얼적으로 긴 머리와 수염이 특징이며,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서 오마르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이다."


자세한 건 직접 확인하시길...

https://www.youtube.com/channel/UCvdvPu_7TTcrZz1nGh98Sqg


그나저나 이렇게 20만이 넘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누던 오마르(씨? 님?)는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해 책을 내게 되었다.

특히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예민하게 반응하면 반응한 사람만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은 그러한 상황에 대해 정말 사이다와 같은 발언들을 날린다. 


책은 "그게 미덕인줄 알았겠지" "내 안의 불편함"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이렇게 세 파트로 크게 나눠져 있고, 각 파트에는 인상적인 제목과 함께 짧고 긴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몇 개만 맛보기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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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사실

중고 거래를 할 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제가 아직 학생이라 돈이 없는 데 좀 깎아 주시면 안 될까요?" 

사실 나는 네가 학생이든 옵티머스 프라임이든 아무 관심없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려 줄까? 학생이 아니라도 돈은 얼마든지 없을 수 있어.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이걸 팔고 있지. 안 그러냐?

p. 75


나의 5시

만약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하지만 네가 뒤에 영어가 쓰인 옷깃을 세우고 온다면 나의 5시는 엉망이 되겠지. 

p. 152 


충고

가끔 나에게 필요한 충고를 상대방에게 하고 나서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p. 178


술과 사람과 개

술에 사람을 개로 만드는 성분은 들어 있지 않다고 알고 있다. 물론 그것도 아직 확인된 바 없지만 나는 아마도 술에는 개에게 용기를 주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믿고 있다.

p.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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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유병재 씨가 낸 "블랙코미디"라는 책과 비슷한 인상이지만 그 책 보다는 글의 길이가 있는 편이다. 

아무튼 여전히 뭔가 불안하고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살아가는 젊은 영혼의 고민에 저절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책이다. 


무엇보다 나처럼 꼰대인 듯 꼰대아닌 꼰대같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쯤 보며 반성했으면 좋겠다. 

물론 꼭 봐야 할 대놓고 꼰대인 사람은 뭐 어차피 안 볼테니 포기하고... 


한줄요약: 핵사이다처럼 시원하지만 뒷 끝은 쓰다!


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

마크 릴라, 필로소픽, 2018.6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모든 실패가 저절로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아니다. 

그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하고, 다시는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뼈를 깎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마크 릴라가 지은 이 책은 2016 미국 대선에서 실패한 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이제 진보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정리한 책이다. 

사실 미국의 지식인들과 진보 진영에서는 지난 대선의 패배를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어 했다. 

여성혐오, 인종차별, 언론무시 등등 도덕성과 고결한 성품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이는 괴짜 초보 정치인에게 패했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마크 릴라는 진보의 실패가 이유 있었다고 주장한다. 

첫째, 진보 진영은 그동안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는 정치 세력을 구성해 그들의 이익과 관점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정치적 접근이 역으로 진보의 전통적 무기였던 연대, 공동체, 공적 의무 등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둘째, 진보 진영은 제도 정치보다 운동 정치에 더 신경을 썼다. 우리 나라 진보 진영에도 가끔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는데 변화를 주장하는 운동에는 신경을 쓰지만, 오랜 시간 사람들을 설득하고 포용하고 일을 진행시켜 나가는 제도적 정치나 정당 정치는 소홀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 정치의 그 어떤 성취도 제도 정치를 통해 무효화 될 수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철칙이다. 반대로 제도 정치의 성취가 운동 정치를 통해 무효화되는 것은 민주주의의 철칙이 아니다. 지난 반 세기 동안 미국을 개혁한 운동들은 많은 것을 해냈고 특히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어쩌면 이것이 무릇 운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운동은 이루고자 하는 구체적인 정치적 목적을 혼자 이뤄낼 능력이 없다. 운동은 운동의 목표에 공감하지만 기꺼이 느리고 끈기 있게 선거 운동을 벌이고 법안을 만들고 협상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고 관료들을 감독하면서 법이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시스템 정치가들과 공직자들을 필요로 한다" (p. 113)


이와 같이 진보의 패배 이유를 정체성 정치에서 비롯된 공동체 의식의 퇴조와 정치의 파편화로 분석한 저자는 그 대안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시민으로 하나되기와 공동체 의식 복원을 위한 시민 교육

둘째, 제도 정치와 민주적 설득


사실 마크 릴라의 이 책은 6.13 지방선거에서 진보(나는 합리적 보수라 생각하지만) 진영이 승리한 한국의 상황에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게 된 것이 민주당의 패배일수도 있지만 반대로 진보전성시대의 출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진보가 다시 정신을 차리게 된다면 오히려 새로운 진보의 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게 세계 정치 흐름을 또 바꿀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저자의 이야기는 한국의 상황에 아주 적실하다. 

박근혜 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오히려 진보 진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을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했을 때, 이번 지방선거의 패배가 보수 진영을 다시 재정비하게 하고 정신차리게 할 수도 있다. 


바라기는 진보 진영이 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더 나은 진보를 만들어 가고...

무엇보다 보수 진영은 자신들이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몰랐으면 좋겠다. 


물론 시민들은 더 연대하고, 인내하며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지난한 과정을 견뎌야 할 것이다. 


한줄 요약: 진보가 이렇게 되면 안 되겠다 하는 반면교사... (그러나 돈주고 책을 사기는 약간 아쉬운 듯... 이 리뷰의 내용의 거의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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