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황금가지, 2012.6


정말 재미있는 책 한 권 소개한다!

제목 그대로 "제노사이드"를 다룬 책이다. 


그럼 제노사이드가 뭐냐?

일단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개념부터 소개해 본다.


폴란드계 유대인이자 국제변호사였던 라파엘 렘킨(Raphael Lemkin)에 의해 20세기 중반에 정립된 개념이다그리스어로 인종을 뜻하는 Genos와  살해를 뜻하는 라틴어 동사 Caedo, Caedare의 합성어로써 주로 '집단 살해'라고 번역된다.

 

주로 특정 인종종족종교이념국가적 집단의 전체 혹은 일부를 파괴하기 위한 의도적 행동을 가리킨다그 주체는 정부나 정규군일 수도 있으나(홀로코스트민병대와 같은 자생적인 점조직에 의해 수행되는 경우도 많다(르완다 내전).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의도로행위와 상관 없이 의도가 없으면 법적으로 제노사이드가 설립되지 않으며의도가 있다면 집단의 '점멸이외에도 타 민족의 피를 더럽히기 위한 강간 등 다른 행위도 제노사이드로 인정 받을 수 있다.

 

고대에서도 아주 없었던 일은 아니다예를 들어 로마가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한 뒤 카르타고가 재기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파괴학살을 자행했던 것이 대표적그러나 20세기 들어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횡행고도의 산업력과 행정력을 가진 국민 국가(Nation State)의 등장그리고 과학 기술과 무기의 발달로 인해 집단 살해가 더 자주더 대규모로 발생하기 시작했다그 중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가 벌인 홀로코스트의 각종 대학살이 유명하다.

 

그 결과 종전 후 집단살해 범죄를 정의하고 방지하기 위해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the Crime of Genocide, CPPCG)'이 만들어졌다대한민국도 1950년에 이 조약에 가입했으며, 1995년에 제정된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이러한 종류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나 단체에게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제노사이드는 대상 집단의 '절멸'만을 목표로 하지는 않으며때에 따라선 '민족적 거세'라는 제한 목표를 설정하여 남성을 학살로 제거하고가임기 여성으로 판단되는 적대인종 민간인이나 여군을 성노예로 만들어 성욕 해소 뿐 아니라 자인종의 핏줄이 섞인 아기를 임신시켜 여성들에게 혼혈 아이를 낳게 함과 순수한 핏줄을 더럽히는 동시에 적대국 국민에 대한 굴욕감을 심고 종교적 신앙까지 파괴하는 인종청소 전쟁범죄를 조직적으로계획적으로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개념 중 하나로인권유린의 극한을 달리는 범죄이다학살이나 약탈은 기본으로강간윤간고문 등의 반인륜적 범죄가 총동원되는 인간말종 백화점이다.

 

다만 특정 계급을 겨냥한 학살은 역설적으로 제노사이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가령 이오시프 스탈린은 중산층 농민을 학살한 바 있는데 이는 UN협약에서 정한 제노사이드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즉 이렇게 어떤 대상 집단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단 학살을 저지르는 것을 제노사이드라고 하는데, 저자는 사망자 수만 약 400만 명에 달한 콩고 내전을 배경으로 인간은 왜 다른 인간들을 그렇게 죽이지 못해 안달인 것이까... 하는 질문을 계속 우리들에게 던진다. 특히 일본인 답지 않게 난징대학살이나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들을 학살했던 자기네 역사도 반성하면서 기록하는데 이것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저자의 역사관에 반발한 사람이 꽤 많았다고 한다.


아무튼 자세한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생략한다. 

그러나 이 책은 추리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폭이 넓다. 인류학, 진화론, 국제정치, 의학, 약제학, 밀리터리 등 다양한 상황을 넘나들며 독자에게 풍성한 지적 만족감까지 던져주는 그런 책이다. 특히 신약을 개발하는 자세한 과정은 정말 저자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공부를 했을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듣기로는 무려 25년간 치밀한 자료 조사와 준비를 통해 쓴 소설이라고 하는데... '과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미국, 일본, 콩고, 이라크, 남아공 등등 블록버스터를 방불케하는 스케일도 대단하고 유치하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반전도 짜릿하다!

이 더운 날 밖에 나가 놀기도 뭐하고... 특히 방학 중에 한가로이 책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한줄 요약: 하루가 내 인생에서 그냥 사라지는 책!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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